테크 거장들의 일상 루틴 26 – 리비안의 CEO 알제이 스카린지(RJ Scaringe)

알제이 스카린지 인물 사진

혼돈 속의 고요, 5시의 의식
실리콘밸리와 디트로이트의 경계가 무너지는 2026년의 자동차 산업은 전쟁터에 가깝다. 자본은 굉음을 내며 움직이고 경쟁자들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 끊임없이 서로를 견제한다. 그러나 이 소란스러운 전장의 한복판에서 기이할 정도로 고요한 침묵을 유지하는 한 인물이 있다. 리비안의 창립자이자 최고경영자 알제이 스카린지다. 그의 하루는 세상이 아직 어둠에 잠겨 있는 새벽 5시경에 시작된다. 이것은 단순한 아침형 인간의 습관이 아니다. 거대한 조직과 복잡한 공급망, 예측 불가능한 시장 변동성을 통제하기 위해 스스로에게 부여한 첫 번째 규율이자 리비안이라는 기업을 지탱하는 운영 체제의 부팅 과정이다. 많은 경영자들이 수면 부족을 훈장처럼 여기던 시대는 지났다. 스카린지는 일찍 일어나는 것만큼이나 규칙적인 생활을 중시한다. 그는 알람이 울리면 지체 없이 침대에서 벗어난다. 그의 기상 루틴은 곧바로 신체 활동으로 이어진다. 가벼운 산책이나 달리기, 혹은 맨몸 운동을 통해 잠들어 있던 신경계를 깨운다. 뇌과학자들은 이러한 아침 운동이 코르티솔 수치를 조절하고 인지 기능을 최적화한다고 설명하는데, 스카린지는 이를 본능적이면서도 전략적으로 활용한다. 그의 아침 식탁에는 과일을 곁들인 비건 단백질 음료가 오른다. 이 간결한 식사는 환경에 대한 그의 철학을 반영함과 동시에 의사결정에 필요한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섭취하려는 계산의 결과다. 이 새벽의 시간은 그에게 성역과 같다. 쏟아지는 이메일과 회의 요청, 투자자들의 압박이 시작되기 전 그는 온전히 자신과 제품에 몰입한다. 7시가 되어 본격적인 업무가 시작되기 전까지 확보된 이 시간은 경쟁사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와 가장 차별화되는 지점이기도 하다. 머스크가 밤새 소셜 미디어를 통해 세상을 향해 소리칠 때 스카린지는 침묵 속에서 내면을 정돈하고 하루의 우선순위를 설계한다. 이것이 리비안이 제2의 테슬라가 아니라 전혀 다른 유전자를 지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근원적 힘이다. 제품은 태양이다 몰입의 루틴
스카린지의 업무 루틴을 관통하는 핵심은 몰입이다. 그는 일주일에 약 15시간에서 20시간을 디자인과 엔지니어링 검토에 할애한다. 일반적인 대기업 최고경영자들이 재무제표나 대외 활동에 시간을 쏟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그는 이를 태양의 중심이라고 표현한다. 제품이 태양이고 회사의 모든 기능은 그 주위를 공전해야 한다는 철학이다. 제품 자체가 올바르지 않다면 마케팅도 재무 전략도 의미가 없다는 그의 신념은 리비안의 조직 문화에 깊이 뿌리내려 있다. 그의 검토 방식은 집요할 정도로 꼼꼼하다. 단순히 보고를 받는 데 그치지 않고 클레이 모델을 직접 만져보고 시트 구조물에 앉아 실제 사용자의 경험을 시뮬레이션한다. 그는 엔지니어링의 디테일, 즉 수직 계열화에 집착한다. 리비안은 모터와 배터리 팩, 차량용 소프트웨어, 심지어 차량 제어용 반도체까지 직접 설계한다. 이는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선택이기도 하지만, 스카린지라는 엔지니어의 완벽주의적 루틴이 기업 전략으로 확장된 결과이기도 하다. 스카린지는 팀원들에게 끊임없이 지적 정직성을 요구한다. 문제가 발생했을 때 이를 숨기거나 포장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직면해 해결책을 찾는 태도다. 이는 리비안이 2021년 R1T 출시 초기 겪었던 생산 지옥과 공급망 위기를 돌파하는 핵심 동력이었다. 그는 문제를 회피하는 대신 그것을 분해하고 분석해 해결 가능한 단위로 쪼개는 루틴을 조직 전체에 이식했다. 이러한 업무 스타일은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로부터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베조스는 리비안의 초기 투자자이자 스카린지의 멘토 중 한 명이다. 스카린지는 그에게서 장기적인 관점으로 사업을 바라보는 법을 배웠다. 그는 단기적인 주가 부양이나 화려한 쇼맨십보다 10년, 20년 뒤를 내다보는 체스 게임을 둔다. 리비안이 애플 카플레이를 도입하지 않고 자체 소프트웨어 생태계를 고집하는 것도 단기적인 고객 불만을 감수하더라도 장기적으로 사용자 경험을 통제하고 데이터를 확보하겠다는 그의 뚝심 있는 루틴에서 비롯된 결정이다. 야생의 회복 아웃도어라는 종교
알제이 스카린지에게 모험은 마케팅 문구가 아니라 삶의 방식이다. 그는 플로리다의 자연 속에서 자라며 환경에 대한 깊은 애착을 갖게 되었고, 이는 리비안의 창립 이념인 세상을 계속 모험할 수 있게 보존한다는 문장으로 이어졌다. 그의 개인적인 루틴 또한 이 가치와 일치한다. 그는 틈만 나면 산악자전거를 타고 하이킹을 즐기며 서핑을 한다.

인물 사진 출처: Wikimedia Commons · 크레딧: Own work, Richard Truesdell · 라이선스: CC BY-SA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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