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 거장들의 일상 루틴 6 – 엔비디아의 CEO 젠슨 황(Jensen Huang)

젠슨 황 인물 사진

현대 경영학의 교과서는 리더에게 '위임하라', '워라밸을 지켜라', '장기 계획을 수립하라'고 가르친다. 그러나 시가총액 4조 달러를 넘나드는 거대 제국 엔비디아의 창립자이자 최고경영자인 젠슨 황은 이 모든 정설을 철저히 배반한다. 그는 조직도를 뒤집고, 시간을 해체하며, 고통을 찬양한다. 젠슨 황의 경영 방식은 단순히 효율성을 추구하는 관리의 기술이 아니다. 그것은 매일 아침 "회사가 30일 안에 망할 수 있다"는 공포를 연료 삼아, 불확실성이라는 야수를 길들이는 생존 본능의 시스템화에 가깝다. 본 장에서는 실리콘밸리의 이단아, 젠슨 황이 어떻게 자신만의 독특한 루틴과 철학으로 엔비디아를 AI 시대의 심장으로 만들었는지, 그 '반경영학적' 경영의 정수를 파헤쳐 본다.

  1. 시간의 재정의: '지금'이라는 유일한 시제

대부분의 최고경영자가 빽빽한 일정표와 5년 뒤의 로드맵 사이에서 길을 잃을 때, 젠슨 황은 손목시계를 차지 않는다. 그에게 시간은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지금'이라는 순간의 연속일 뿐이다. 그는 "지금이 가장 중요한 시간"이라는 철학을 고수한다. 이는 단순한 수사가 아니다. 그가 교토의 한 정원사에게서 배운 "나는 시간이 충분하다"는 태도는, 역설적으로 엔비디아가 세상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 시계를 보며 다음 일정을 걱정하는 대신, 현재 마주한 문제에 완전히 몰입함으로써 그는 시간의 주도권을 쥔다.
어도비의 최고경영자 샨타누 나라옌이 그와 아침 식사를 하던 중 시계를 보았을 때, 황이 "왜 시계를 보느냐"고 타박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그는 "나는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한다"며 일정에 종속되지 않는 태도를 강조했다. 이러한 태도는 그의 아침 루틴에서도 명확히 드러난다. 젠슨 황은 매일 오전 6시경 기상하지만, 곧바로 출근하거나 이메일의 홍수 속으로 뛰어들지 않는다. 대신 그는 가장 맑은 정신 상태인 기상 직후 90분을 온전히 '자신만의 시간'으로 확보한다. 이때 그는 뉴스나 알림을 차단하고, 그날 해결해야 할 가장 중요하고 어려운 문제에 집중하거나 독서를 한다.
남들이 출근해서 커피를 마실 때, 그는 이미 하루 중 가장 중요한 전략적 승리를 거둔 상태다. 이러한 '선제적 승리'는 그에게 남은 하루 동안 타인을 돕고, 예상치 못한 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심리적 여유, 즉 '시간의 풍요'를 제공한다. 그에게 있어 일과 삶의 균형, 즉 워라밸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는 깨어 있는 모든 순간 일한다. 영화를 볼 때조차 일 생각을 멈추지 않는다. 그러나 그는 이를 고역으로 여기지 않는다. 그에게 있어 일은 문제를 해결하고, 미래를 상상하는 '놀이'이자 '휴식'이기 때문이다. 그는 "엔비디아를 하나의 거대한 AI로 만들고 나면 그때 쉴 것"이라고 말하며, 일과 삶을 완벽하게 통합한 삶을 산다.

  1. 조직의 평면화: 60명의 직속 부하와 정보의 민주화

전통적인 경영 이론은 '통제의 범위'를 근거로 한 명의 관리자가 7~10명 이상의 직원을 관리하기 어렵다고 가르친다. 그러나 젠슨 황은 이 법칙을 비웃기라도 하듯, 약 60명의 임원으로부터 직접 보고를 받는다. 이는 그가 모든 것을 통제하려는 마이크로매니저이기 때문이 아니다. 오히려 정반대다. 그는 중간 관리자라는 '필터'를 제거함으로써 정보가 왜곡 없이, 그리고 지체 없이 흐르도록 만든다.
그는 정기적인 1대1 회의를 하지 않는다. 1대1 회의는 정보의 비대칭을 낳고, 사내 정치를 유발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우리 둘만 아는 비밀"이 생기는 순간 조직은 병들기 시작한다. 대신 그는 모든 논의를 그룹 회의나 공개적인 자리에서 진행한다. 한 사람의 실수나 성공, 그리고 최고경영자의 피드백을 모두가 공유함으로써 조직 전체가 동시에 학습하도록 유도한다. 그는 "공개적인 비판이 사람의 기분을 상하게 할지라도, 그것이 조직 전체의 학습을 위해 더 중요하다"고 믿는다. 이는 실수를 숨기지 않고 드러내어 빠르게 수정하는 엔비디아 특유의 '실패 용인' 문화를 형성한다.
이러한 수평적 구조를 지탱하는 핵심 도구는 바로 'T5T' 이메일 시스템이다. 엔비디아의 모든 직원은 자신이 수행한 가장 중요한 5가지 일이나 생각을 정리해 최고경영자에게 직접 이메일을 보낼 수 있다. 젠슨 황은 매일 아침 100여 통의 이메일을 직접 읽으며 현장의 '날것 그대로의 진실'을 파악한다. 이는 최고경영자가 상아탑에 갇히는 것을 방지하고, 조직의 말단에서 감지되는 미세한 신호나 기술적 변화를 조기에 포착할 수 있게 해준다. 실제로 엔비디아가 초기 그래픽 카드 회사에서 AI 컴퓨팅 기업으로 과감하게 피벗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연구원들이 딥러닝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사실을 T5T를 통해 조기에 감지한 젠슨 황의 통찰력이 있었다. 그는 "네가 보내면, 내가 읽는다"는 약속을 수십 년간 지켜오며, 조직 내의 심리적 거리를 물리적 거리보다 더 가깝게 유지했다.

인물 사진 출처: Wikimedia Commons · 크레딧: https://www.flickr.com/photos/presidentialoffice/53319959776/, 總統府 · 라이선스: CC BY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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